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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19 상암동의 두얼굴 1 by 미아리홍
  2. 2007.05.20 '부전자전' 프랭크 램파드 1 by 미아리홍

상암동의 두얼굴

NOW : 2007. 7. 19. 14:0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왔습니다.열기가 뜨겁습니다.표가 매진됐다고 하고 맨유의 일거수일투족에 환호와 갈채가 따라다닙니다.이런 모습을 지켜보니 갑자기 지난해 6월 말 우연한 기회에 ‘미디어 오늘’에 실었던 어줍지 않은 글이 생각났습니다.

-잃어버린 언론의 기억을 되찾을 때

  2002년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와 한국 대표팀의 선전은 한국인 가슴 속에 잠들어 있던 ‘광기’를 깨웠다.4년이 지난 지금도 그 광기는 상업성과 현란하게 버무려지며 끝없이 발산되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마땅한 놀이문화가 없는 국민들에겐 억눌린 욕구를 분출하는 해방구이지만,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에게는 크게 한 몫 잡을 수 있는 ‘대박 찬스’에 다름 아니었다.
  지난 10일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토요일 저녁 당직 근무를 위해 광화문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고 있었다.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작은 규모의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4년 전 그 때 한국은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궜지만,꽃다운 소녀들을 떠나보내야 했다.이 이야기는 월드컵 함성 속에 가려졌고,언론은 뒤늦게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그런 일을 다시 반복해선 안된다고.
  이번 월드컵 기간에도 지방자치선거,한미FTA 협정,급식 파동 등 중요한 이슈가 있었지만 월드컵으로 스포트라이트가 쏠렸다.
  지상파 3사 대부분 하루 방송 시간의 절반 이상을 월드컵에 쏟아 부었다.심지어 지상파 3사는 한국 경기가 아닌데도 중복 편성을 할 정도로 경쟁을 벌였다.시청자의 볼 권리는 안중에도 없었다.축구가 가장 인기 있는 유럽,아니 개최국인 독일에서도 없는 일이다.어떤 방송국은 아예 ‘월드컵 채널’이라고 선언했을 정도니 말 다했다.
  신문도 예외는 아니었다.적게는 3∼4개 면에서 많게는 7∼8개 면에 달하는 월드컵 페이지를 발행하기도 했다.오로지 월드컵 하나만 바라보게 눈가리개를 하고 뜀박질하는 경주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월드컵 관련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필자도 이러한 현상에 채찍질을 가하고,부채질하는 것은 아닌지 안타까움을 느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월드컵 도가니’는 24일 아침 예상보다 이르게 막을 내렸다.한국 축구대표팀의 16강 탈락은 수많은 국민에게 아쉬움을 남겼다.섭섭함을 달래며 2주 동안 잃어버린 기억의 고리를 찾아 연결해야 될 것 같다.


  뜬금없이 맨유와 무슨 상관이 있냐고 생각을 하시는 분도 있겠습니다.

요즘 비정규직 일방 해고와 관련해 이랜드 계열 노조원들이 농성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실 겁니다.농성장은 뉴코아 강남점과 서울 마포구 홈에버 월드컵몰점-예전에는 까르푸였습니다-입니다.

  월드컵몰점이 바로 서울월드컵 경기장내에 있습니다.20일 맨유와 FC서울 경기가 열리는 곳이지요.오늘 19일 오전에 맨유 선수들이 이곳에서 훈련을 했습니다.물론 각종 이벤트에 당첨된 팬 2000여 명 팬이 몰려와 환호를 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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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맨유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스포츠서울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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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홈에버 월드컵몰점 농성장-서울신문 사진



같은 시간 경기장 바깥쪽 월드컵몰점에서는 21일째 이랜드 계열 노조가 농성을 이어가고 있을 겁니다.조만간-어쩌면 오늘일지도 모릅니다 아니면 경기가 열리는 내일 20일일지도 모르죠-농성 해산을 위해 공권력을 투입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같은 장소지만 안과 밖이 전혀 다른 분위기로 대비를 이루고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축구 열기로 뜨거운 그라운드와 생존을 위한 치열함이 가득한 월드컵몰점.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찰라가 안고 있는 두 얼굴로 느껴집니다.

Posted by 미아리홍

 

  20일 잉글랜드 FA컵의 영웅은 디디에 드로그바 입니다.연장 후반 11분 경기 시작 126분 만에 골문을 열어젖히며 첼시에게 우승 트로피를 선물했죠.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0골)에 걸맞은 솜씨를 뽐냈습니다.맨유의 골망이 출렁거리는 순간 첼시 팬들의 함성은 뉴웸블리스타디움을 가득 메웠죠.그의 득점 장면을 조금 더 뒤로 돌려봅시다.존 오비 미켈이 상대 페널티박스 밖에 있는 드로그바에게 패스합니다.드로그바는 옆에 있던 램파드에게 공을 건네고 골문을 향해 달려듭니다.램파드는 맨유 수비를 넘기는 로빙 패스로 기가 막히게 공을 떨어뜨립니다.
  드로그바는 맨유 골키퍼 에드윈 판 데르사르가 달려나오는 것을 보며 오른발을 살짝 갖다대며 골을 뽑아내죠.
첼시가 결승골을 터뜨리는 순간 모든 첼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팬들이 짜릿한 기쁨을 느꼈을 것입니다.
이 가운데 램파드의 느낌은 특별했을 것 같습니다.“아버지,저도 해냈어요!” 이렇게 소리 지르지 않았을까요?
  축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램파드를 너무 잘알고 있을 것입니다.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중원에서 최고를 다투고 있는 스타죠.올해로 29세의 램파드는 정규리그 37경기에서 10골 11어시스트를 뽑아내며 활약을 톡톡히 했습니다.1994년 웨스트햄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그는 01∼02시즌부터 첼시에서 뛰며 부자 구단에서 없어서는 안될 절대 전력이 됐습니다.이번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영원한 첼시맨이 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네요.
  조금전 램파드의 느낌이 특별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것은 램파드의 아버지 프랭크 램파드 시니어가 12년 전과 17년 전에 바로 FA컵에서 우승을 거머쥐었기 때문입니다.이번에 램파드 주니어가 아버지에 이어 우승하며 이들 부자(父子)는 대물림하며 FA컵에서 우승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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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램파드 시니어와 주니어의 모습입니다.닮았나요?


  현재 59세인 램파드 시니어는 1967년부터 84년까지 웨스트햄 수비수로 뛰며 551경기를 소화했던 선수입니다.1975년과 1980년 웨스트햅이 FA컵 결승전에 올랐을 때 두 번 모두 우승을 하지하는 데 톡톡히 한몫을 했습니다.웨스트햄이 정규리그 우승이 없고 FA컵 3번(1964,1975,1980) 컵위너스컵(1965) 정도의 기록을 가졌던 팀으로 램파드 시니어가 뛸 때가 최전성기로 볼 수 있죠.램파드 주니어는 아마도 어렸을 때 아버지를 보러 경기장을 드나들며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웠을 것입니다.웨스트햅 유소년 시스템을 거쳐 웨스트햄에서 프로 데뷔를 했습니다.
  사우스엔드 유나이티드(1985)를 끝으로 은퇴한 램파드 시니어는 웨스트햄 코치 등을 거쳤죠.램파드의 삼촌도 웨스트햄 출신으로 한 때 감독까지 맡았던 해리 레드넵 입니다.
한때 프로 데뷔 초기 램파드 주니어는 아버지와 삼촌의 후광이 있는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이제 그렇지 않다는 것은 누가봐도 알 수 있는 일이 됐습니다.


Posted by 미아리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