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잉글랜드 FA컵의 영웅은 디디에 드로그바 입니다.연장 후반 11분 경기 시작 126분 만에 골문을 열어젖히며 첼시에게 우승 트로피를 선물했죠.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0골)에 걸맞은 솜씨를 뽐냈습니다.맨유의 골망이 출렁거리는 순간 첼시 팬들의 함성은 뉴웸블리스타디움을 가득 메웠죠.그의 득점 장면을 조금 더 뒤로 돌려봅시다.존 오비 미켈이 상대 페널티박스 밖에 있는 드로그바에게 패스합니다.드로그바는 옆에 있던 램파드에게 공을 건네고 골문을 향해 달려듭니다.램파드는 맨유 수비를 넘기는 로빙 패스로 기가 막히게 공을 떨어뜨립니다.
  드로그바는 맨유 골키퍼 에드윈 판 데르사르가 달려나오는 것을 보며 오른발을 살짝 갖다대며 골을 뽑아내죠.
첼시가 결승골을 터뜨리는 순간 모든 첼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팬들이 짜릿한 기쁨을 느꼈을 것입니다.
이 가운데 램파드의 느낌은 특별했을 것 같습니다.“아버지,저도 해냈어요!” 이렇게 소리 지르지 않았을까요?
  축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램파드를 너무 잘알고 있을 것입니다.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와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중원에서 최고를 다투고 있는 스타죠.올해로 29세의 램파드는 정규리그 37경기에서 10골 11어시스트를 뽑아내며 활약을 톡톡히 했습니다.1994년 웨스트햄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그는 01∼02시즌부터 첼시에서 뛰며 부자 구단에서 없어서는 안될 절대 전력이 됐습니다.이번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영원한 첼시맨이 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네요.
  조금전 램파드의 느낌이 특별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 것은 램파드의 아버지 프랭크 램파드 시니어가 12년 전과 17년 전에 바로 FA컵에서 우승을 거머쥐었기 때문입니다.이번에 램파드 주니어가 아버지에 이어 우승하며 이들 부자(父子)는 대물림하며 FA컵에서 우승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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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 램파드 시니어와 주니어의 모습입니다.닮았나요?


  현재 59세인 램파드 시니어는 1967년부터 84년까지 웨스트햄 수비수로 뛰며 551경기를 소화했던 선수입니다.1975년과 1980년 웨스트햅이 FA컵 결승전에 올랐을 때 두 번 모두 우승을 하지하는 데 톡톡히 한몫을 했습니다.웨스트햄이 정규리그 우승이 없고 FA컵 3번(1964,1975,1980) 컵위너스컵(1965) 정도의 기록을 가졌던 팀으로 램파드 시니어가 뛸 때가 최전성기로 볼 수 있죠.램파드 주니어는 아마도 어렸을 때 아버지를 보러 경기장을 드나들며 축구 선수의 꿈을 키웠을 것입니다.웨스트햅 유소년 시스템을 거쳐 웨스트햄에서 프로 데뷔를 했습니다.
  사우스엔드 유나이티드(1985)를 끝으로 은퇴한 램파드 시니어는 웨스트햄 코치 등을 거쳤죠.램파드의 삼촌도 웨스트햄 출신으로 한 때 감독까지 맡았던 해리 레드넵 입니다.
한때 프로 데뷔 초기 램파드 주니어는 아버지와 삼촌의 후광이 있는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이제 그렇지 않다는 것은 누가봐도 알 수 있는 일이 됐습니다.


Posted by 미아리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