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생순...그러나 달라진 것은...
가끔 제가 직접 곁에서 경험했던 일이 영화로 옮겨질 때마다 묘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머 그런 경우가 그다지 많은 것은 아니지만요..
예전에 유지태-권상우가 나왔던 '야수'도 그랬습니다.2002년 말을 뜨겁게 달궜던 서울지검 피의자 사망 사건에서 모티프를 따왔죠.당시 이 바닥 초년병이었던 저는 검찰 출입을 하고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2006년 초에 개봉한 야수를 보며 좀 색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우생순의 시간적 무대가 된 2004년 아테네올림픽 당시 저는 체육부에 있었습니다.그것도 핸드볼 담당이었죠.회사 사정상 아쉽게도 아테네 현지에 가지는 못했지만 핸드볼은 담당 종목이라 눈여겨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이런 글을 썼었네요.부끄러운 수준이지만...
은메달 女핸드볼팀 “국민 무관심 가슴아파” | |||
가져 주었던 올림픽이 끝났으니 어쩌면 좋나요.” 29일 덴마크와의 아테네올림 ●국내 실업팀 5개 불과 임영철 대표팀 감독은 ●선수층 얇아 30대 노장도 출전 그러나 지난해 12월 세계선수권에서 유럽의 강호들을 제치고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우생순을 만든 감독님과 스태프,배우들에게 비판을,비난을 하는 게 절대로 아니기 때문에 화내시지는 말아주세요.
실화라고 하지만 실제 팩트는 아줌마 선수도 있는 한국 여자핸드볼 팀이 아테네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승부 던지기 접전 끝에 아쉽게 은메달을 땄다는 것,이정도가 아닐까 싶네요.물론 제가 당시 선수들 개개인의 사정을 꿰뚫지는 못하고 있지만 감히 말씀드리자면 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세부 설정 대부분은 감동과 재미를 위해 가공된 것으로 보입니다.남편이 빚에 쫓겨다니고 나중에 자살한다거나..그런 것.김정은이 맡은 역은 임오경 선수에게서 따온 것 같은데 일본 팀 감독을 하고 그런 부분은 맞습니다.다만 대표팀 감독으로 왔다가 선수로 강등된다거나 이런 부분은 사실이 아닙니다.특히 젊은 감독이 지휘하지는 않죠.실제 아테네 지휘봉을 잡았던 임영철 감독은 베테랑 지도자 입니다.나이 먹어서 사상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된...그런 선수도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있었나? 나이 어린 선수는 누구였을까..아마 문필희 선수였던 것 같은데..22세 정도가 막내였죠.
영화 도입부에서 올림픽에 앞서 문소리 등이 뛰는 팀이 우승을 하지만 곧 해체의 시련을 맞는 장면이 나옵니다.효명건설이라는 팀 이름이 유니폼에 선명합니다.이 팀은 사실 아테네 올림픽 뒤에 만들어진 팀입니다.영화 막바지까지 이어지는 아테네에 가기전 상황은 구구절절 좋습니다만,제가 한때는 스포츠를 담당했었기 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아테네에서의 경기 과정이 너무 짤막하게 처리됐고,좀 박진감이 없었죠..실제로는 그 경기 자체가 최고의 압권이었는데 말이죠.
그때나 지금이나 안타까운 점은 올림픽 때만 되면 핸드볼 등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이 '반짝' 한다는 것이죠.언론을 포함한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할 지점일 수 있습니다.이번에도 영화가 관심을 끌자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다고 방송에서 핸드볼큰잔치도 중계하고 스포츠 기사에서도 핸드볼 큰잔치를 좀 비중있게 다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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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희망을 던졌다.’ “88올림픽 이후 이렇게 많은 관중이 모인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남자 핸드볼국가대표팀 김태훈(충청하나은행) 감독은 9일 2004코리안리그 대구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핸드볼의 현실에 대해 다시 한 번 조명해주게 했던 우생순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