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는 어떤 꿈을 꿨을까

체육부에 다시 온지 이제 10개월 정도가 됩니다.

전에도 한 차례 체육부에 몸을 담근 적이 있습니다.

그 기간까지 합치면 스포츠 기자 경험이 3년이 가까워지고 있네요

그렇다고 제가 무슨 스포츠 전문 지식이 많다거나 인맥이 많다거나

뒷얘기를 많이 아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에는 처음으로 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안에서 내근을 하며  틈틈이 SK와 KIA 경기를 봤습니다.

SK 경기는 현장에 가기가 좀 꺼려지는 측면이 있습니다.

 SK가 연장 승부를 많이 펼치기 때문입니다.

27일까지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21경기가 연장전으로 치러졌습니다.이가운데 SK는 9번이나

연루가 됐죠.

SK는 김성근 감독이 특유의 벌떼 작전을 자주 구사해 경기가 자주 늘어집니다.

기자들이 꺼려하는 이유는 퇴근 시간이 늦어지기 때문입니다.인천 문학에서 오후 6시30분에

경기가 시작한다고 치면 보통 3∼4시간 경기를 하니까 11시가 가까워져야 보따리를 주섬주섬
꾸릴 수 있습니다.서울에 있는 집에는 밤 12시가 넘어서야 들어간다는 이야기입니다.

비단 기자 사이에서만이 아니라 김성근 감독이 승부에 너무 집착해 재미가 없다는 지적이 팬

들 사이에서도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66세의 노장 감독의 작전을 뜯어보면 광적인 팬이 아니더라도 재미있을 법한 구석

도 있는 것 같습니다.

  23일 대구 삼성전에선 투수 조웅천을 구원으로 세웠다가 양준혁이 나오자 조웅천을 외야수

로 기용하며 가득염을 마운드에 올렸고,가득염이 양준혁을 처리한 뒤 다시 조웅천을 마운드

에 올리는 작전을 구사했죠.1992년 LG 정삼흠이 투수를 하다가 1루수로 간 뒤 다시 마운드에

오른 것을 포함해 프로야구 사상 두 번째랍니다.고교 야구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지만 프로에

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었죠.

  25일 문학 구장에서도 재미있는 일이 있었습니다.이때 저는 현장에 있었습니다.경기 초반

KIA 분위기였다가 SK는 7회에 가서야 뒤늦게 점수를 내며 6-5로 따라붙었습니다.

  김성근 감독은 선발인 마이클 로마노를 9회초 마운드에 올리는 깜짝 작전을 구사했습니다.9

회초를 로마노로 틀어막은 뒤 9회말 뒤집기를 노렸으나 아쉽게 성공하지는 못했죠.

김성근 감독의 현란한(?) 작전을 보며 승부 집착이라는 의견과 나름 요즘 SK가 추구하는

스포테인먼트라는 긍적적인 반응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쨌든 SK는 현재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일본 축구를 대표했던 나카타 히데토시가 은퇴 뒤 배낭을 둘러메고 세계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 뒤 태국인가 어디에서 킥복싱을 배우고 있는 나카타의 사진이 외신을 떠돌아 다닌 적이 있습니다.나카타가 격투기 선수로 변신하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추측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격투기 선수들 대부분은 격기(擊技)나 투기(鬪技)와 관련한 종목 출신들이 많습니다.가라데 태권도 레슬링 유도 권투 주짓수 삼보 씨름 스모 킥복싱(무에타이)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죠.싸움과는 별로 관련이 없는 종목도 있습니다.야수 봅샙은 미식축구 선수 출신입니다.투포환 출신인 한국 김재일도 있습니다.당최 치고 받는 경험이 없는 종목 출신들은 많이 두들겨 맞습니다. 봅 샙은 육중한 몸집과 스피드로 초창기 각광을 받았지만 아무래도 어렸을 때부터 주먹질을 단련한 선수들이랑은 좀 차원이 떨어집니다.김재일도 열심히 두들겨 맞고 있죠.국내 씨름 출신으로는 압도적인 하드웨어를 자랑하는 최홍만을 빼놓고는 이태현 김경석 김동욱 신현표 등등 계속 맞고 있습니다.안타까운 얘기지만요.

격투기하고는 전혀 생뚱맞은 종목은 프로야구 선수가 K-1 파이터 변신 일보 직전이라 화제 입니다.물론 야구선수라고 방망이를 들고 링에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 아침에 발제를 했다가 킬(데스크가 빼버린)당한 기사입니다.


주인공은 다치카와 다카시(31)입니다.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96~2004)와 한신 타이거스(2004) 그리고 대만 프로야구에서 뛰었던 양반입니다.
처음에는 강타자라고 발제했는데 나중에 스탯을 확인해보니 아주 빼어난 선수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통산 타율이 .236에 가장 잘쳤던 해가 97년 .274였네요.한시즌 홈런 7개를 친 게 가장 많이 기록한 것이었습니다.일부에선 일본 프로야구 4번타자 출신이라고 했지만 스탯을 보면 4번타자 감으로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어쨌든 1993년 드래프트 2위로 롯데에 입단했다고 하니 유망주였을 겁니다. 특히 장타력이 좀 있어서 2002년에는 롯데 4번타자를 맡기도 했답니다. 이승엽을 플래툰 시스템으로 물먹였던 보비 발렌타인 감독과 만남이 다치카와에게 야구계를 떠나게 하는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 같습니다.2004년 보비 감독과 마찰을 일으키고 2005년 한신으로 갔다가 대만으로 넘어가고 은퇴의 길로 접어듭니다.
어쨌든 제 기억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야구 선수 출신 최초의 파이터가 될 것 같습니다.
2004년 롯데에서 이승엽과 한솥밥을 먹기도한 선수 입니다. 그때 기사를 찾아보면 이름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 양반이 지난 1월말 시작된   K-1의 신인 발굴 이벤트인 'K-1 재팬 전사 육성 프로젝트'에 뛰어들었습니다.그리고 몇개월 합숙을 거쳐 6일 최종 전형을 치렀는데 당당히 11명의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하는 군요.이날 다치카와는 도시아키라는 선수와 맞붙었는데 3라운드에 걸쳐 4차례 다운을 뺏으며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네요.2월 심사 때는 준합격 수준에서 놀라운 성장을 이뤘다는 일본측 호들갑입니다.어쨌든 다치카와는 8월 도쿄에서 열리는 'K-1 트라이아웃 서바이버 2007'에 나서게 됐습니다.나이지리아 축구 선수 출신도 합격자 명단에 들었다네요.그동안 K-1 초창기 슈퍼스타였던 마이크 베르나르도에게 지도를 받았던 다치카와는 남아공에서 더욱 기량을 가다듬는다고 합니다.
물론 이종 격투기라고 하지만 심하다는 생각도 들고,재미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약간 쇼처럼 변질되는 부분에서 실망이 오는 것이고,야구선수는 또 어떤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드네요.방망이 들고 링에 올라가면 천하무적 아닐까요? ^^ 축구선수는 축구공 들고 올라가고요...

*추신 유도 선수 출신으로 프라이드에서 뛰고 있던 비운의 스타 윤동식이 조만간 프라이드를 떠나 K-1 히어로즈로 이적할 것 같다는 소식이 들립니다.잘하면 윤동식-추성훈과 한판 붙을 수도 있겠네요.매치가 성사되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