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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24 올해의 첫 투썸업(two thumbs up)-'추격자' 1 by 미아리홍

왠지 찰슨 브론슨이 나오면 어울릴 법한 영화같았습니다.사실 찰슨 브론슨이 나왔던 영화 1편이 국내에서 개봉할 때 '추적자'라는 제목을 달았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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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에게 좋은 영화는 무엇일까요.각자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런 것은 아닐까요?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게하는 영화.제겐 이 영화가 그런 작품 가운데 하나가 될 것 같습니다.2시간이 정말 후딱 지나가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사람들이 웅성웅성 자리를 털고 일어납니다.저는 조금 더 앉아서 화면을 살핍니다.아는 이름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B카메라팀에 제 사촌동생 이름을 찾았습니다.'짜아식,그래도 이름이 처음에 나오는군.' 영화는 근래에 봤던 한국 영화 가운데 가장 잘봤습니다.솔직히 지난번 우생순보다 훨씬 완성도가 높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좀 섬뜩하고 잔인한 장면도 없지 않았으나 신인 감독이 만들어낸 영화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미끈하게 뽑아냈더군요.
그런 영화에 동생이 한몫했다는 게 은근히 기분이 좋네요.
제가 본 영화는 '추격자'입니다.유영철 사건에서 모티프를 따왔다고 하는데 이 영화를 연출한 나홍진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당시 유영철 사건이 일어났다고 하더군요.

영화를 보고나면 대부분 들리는 곳은 바로 화장실.좀 나이 지긋한 중년의 아저씨가 볼일을 보면서 동행과 한마디 나누더군요.
'영화가 메시지가 없고,엉망이네.머 한국 경찰이 무능하다는 것만 강조하고 이게 뭐꼬?' 슬쩍 얼굴을 엿보니 음...관련 기관에서 일할 법한 분위기를 풍기는 분위기입니다.
이 영화에 대해 또 다른 평가의 분위기도 있습니다.잘 만든 영화지만
내용상 잔인함,말초적인 자극 등으로 버무려져 그닥 관객들을 그다지 유쾌하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이야기들.왜 무차별 살인마가 나오게 됐는지 그런 배경은 없다는 이야기.압축하면 기술적으로 잘 다듬어 졌는데 작가적인 세계관이 영화에 담겨 있지 않다는 이야기 같은데...
 
영화가 꼭 메시지가 있어야 할까.
그런 생각을 저는 잠깐 생각합니다.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무엇일까.솔직히 별다른 생각은 나지 않습니다.그런 메시지가 있는 것도 좋겠지만 영화는 영화 자체로 즐기는 것이 제겐 더 맞다는 생각입니다.굳이 메시지를 찾으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죠.

쫓는자를 맡은 김윤석의 연기가 참 괜찮습니다.제가 문화부에서 방송 담당할 때 연극판에서
영화판으로 자리를 옮기던 양반인데,드라마 부활과 영화 타짜 등의 작품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있죠.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작품 선택을 잘한다면 송강호나 황정민급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평범한 마스크지만 연기력을 갖춰 호소력이 있는 그런 배우를 우리는 또 한명 갖게 되는 셈이죠. 이 영화는 마라톤 영화는 아닌데 김윤석은 정말 많이 뜁니다.구토를 할 정도로..

하정우는 요즘 떠오르는 젊은 배우라고 하지만 저는 처음 봤습니다. 아! 처음 본 것은 아니네요.우생순에서도 여자 골키퍼의 데이트 남으로 잠깐 얼굴을 비췄죠.
주변에 물어보니 드라마 히트 이야기를 많이 하더군요.쫓기는 자인 잔혹한 살인자-요즘 유행하는 사이코패스- 역할을 잘 소화한 것 같습니다.

서영희,이 분은 제가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점점 자신의 위치를 넓혀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 봤을 때 주연으로 단박에 뜰 스타일은 아니었죠.그러나 좋은 작품 선택으로 자신을 조금씩 알려 나가는 것 같습니다.사실 김윤석 양반을 알게된 것도 서영희를 인터뷰하다가 그쪽 매니저의 이야기를 듣고나서죠.당시 서영희랑 김윤석은 같은 소속사였습니다.지금도 그런지는 잘모르지만.
서영희 옛날 인터뷰를 읽고 싶으시다면 클릭

영화는 전혀 과장스럽지도 않고 박진감 있게 흘러갑니다.자연스레 어린 여자애가 이야기 흐름에 끼어들면서 잔인하고 광폭할 수 있는 내용을 다소 부드럽게 만들기도 하죠.
좁디 좁은 동네 골목 추격전이 인상적이죠.인정사정 볼것없다 처럼 길지도 코믹하지도 않습니다.하지만 이 영화 제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긴장감 넘치는 배경음악과 어우러지며 연출자의 힘을 그대로 보여주는 장면입니다.특히 관객들이 내심 기대하던 전개를 무너뜨려버리는 막판도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높이게 하는 것 같습니다.대사가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집중도를 높이죠.

모르긴 몰라도 한국 영화 입봉(감독 데뷔) 베스트 10을 꼽으라고 하면
이 영화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장준환의 지구를 지켜라 등에 견줘 그다지 밀리지 않습니다.
강추!!!

P.S.보는 측면에 따라 이 영화는 잔인할 수가 있습니다.망치와 정을 범행 도구로 사용한다든가...하지만 직접적으로 살인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부분은 거의 없죠.그래도 선혈이 낭자해서 움찔!할 수밖에 없는 부분도 많죠.
Posted by 미아리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