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렌 잭슨'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07.26 기사 오류의 섬뜩함이란. by 미아리홍

기자로서 기사를 쓰고 지면으로 실린 자신의 기사를 읽는 것은 지극히 일상적인 일입니다.

그런데 자신있게 쓰고 나서도 문득문득 오타가 발생하거나 비문이거나 내용이

맞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그때마다 등줄기에서 식은 땀이 흐르며

섬뜩함을 느끼죠.제 동기도 다음날 아침 화장실에서 신문을 보다가

틀린 부분을 발견하면 나오던 게 쑤욱~하고 다시 들어간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아주 자주는 아닙니다. ^____^

어쨌든 눈이 빠지도록 읽고 또 읽으며 오류를 발견하려고 하죠.

그런데 묘한 것은 자기가 쓴 기사를 자기가 읽으면 그 오류가 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겁니다.

다른 사람들은 쉽게 찾아내는 데도 말이죠.

전 버릇도 있습니다. 그냥 자리에 앉아 신문을 펼쳐놓고 찾으면 잘 못찾는데

화장실에 앉아서 찾으면 오류 발견 빈도 수가 늘어납니다.

버스를 탈 때도 잘 찾게 됩니다. 그냥 사무실 책상에서는 좀처럼 왜 못찾는 건지

저도 궁금하네요.

자백을 하자면 최근 사고를 두게 쳤습니다.둘 다 바로잡습니다가 나간 경우인데

한 번은 동대문야구장이 없어진다는 기사를 쓰면서 동대문야구장 역사를 쓰다가

기억에 남는 경기로 김재박 현 LG 감독이 1982년 캥거루 번트로 세계 야구선수권에서

우승했던 경기를 언급했는데 저는 정말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확인확인을 하지 않은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알고보니 그 대회는 잠실 구장 개장 기념으로 열렸더군요. --;;

바로 깨깽~했죠.이미 다음날 아침자 신문에 그래도 나가 '바로 잡습니다.'를 내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또 한 번은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에 실패했을 때 제가 그날 야근을 서면서

관련 사진 설명을 썼드랬습니다.안정현씨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는 사진이었는데

그 사진을 보면 2명이 나옵니다.왼쪽이 안정현씨이고 오른쪽에 흐릿한 윤곽으로

또 한명이 앉아있죠.AP사진이었는데 AP에서 캡션(사진설명)을 올려놨는데 릴레함메르

금메달리스트 김소연이라고 나와있었죠.사실 사진을 봤을 때 전이경 닮았는데

김소연이라고 하네...하는 생각은 했습니다.그런데 사진 초점이 안정현씨에 쏠려 있어

오른쪽 인물은 조금 흐리게 나왔습니다.그래서 설마...틀렸겠어..하는 맘으로

김소연이라고 사진설명을 달았죠.그것도 1면에....바로 다음날 '바로 잡습니다.'를

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저희 회사나 또 다른 회사도 제목이나 기사 내용에서 많은 오타,오류,오보의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이쪽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정말 조심 자나깨나 조심 해야 하지만

100 % 완벽이 안된다는 게 저도 안타깝습니다.

인터넷 신문이나 연합통신의 치욕은 전문 취소 입니다.

올렸던 기사를 몽땅 없애버리는 거죠.

머..이와 관련된 이야기는 담에 또 하기로 하구요..

제가 왜 이야기를 꺼냈나하면...

오늘 이리저리 다른 곳 기사를 보다가

'XX 한국 농구 비하'라는 기사를 보게 됐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 선수(로렌 잭슨)가 최근 국내 여자프로농구에서 뛰다 갔는데

뛸 때는 별 말 없더니 지금에와서 국내 농구에 뒤통수를 쳤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이 선수는 해외 스포츠지와의 인터뷰에서 “팀 동료 가운데 아무도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없었다”면서 “정말 희한한 일(It was fantastic that no one else on my team spoke english.)”이라고 회상했다. 또한 그는 “한국에서 농구하는 것은 너무 쉬워서 아무 감흥이 없었다(It was very easy to just play basketball and not have any drama.)”고 밝혔다.
고 합니다.

무심코 읽어가며 '이런 XX가 있나.'하는 생각이 들었죠.저도 사실 이 선수를

혼자는 아니지만 여러번 인터뷰를 했는데 한국 농구에 대해 칭찬을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이 해외 기사의 원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After taking three months off, Jackson joined Samsung Bichumi in Seoul for four months as its one foreigner. "It was fantastic that no one else on my team spoke English," says Jackson, who averaged a league-record 30.2 points. "It was very easy to just play basketball and not have any drama."

문제의 발언은

 같은 팀에서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트러블(drama) 없이 오로지 농구에만 전념하는 게 쉬워서 환상적이었다.

이렇게 해석될 수도,아니 이렇게 해석하는 게 맞다고 하네요.

다른 분이 쓴 기사를 비아냥 거릴 려고 하는 것은 아니구요.

오늘도 섬뜩함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다시 긴장감을 바짝 조이게 됐습니다.

우연히 제가 쓴 기사를 접하시고 잘못된 것이 있다면

주저 마시고 연락주세요.여러분의 도움을 얻어 저의 오류 발생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Posted by 미아리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