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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07 대한축구협회의 놀라운 순발력 4 by 미아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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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을 맡게된 허정무 감독...그의 별명처럼 대표팀을 진돗개로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스포츠 언저리에서 기웃댄 이래 대한축구협회가 가장 신속한 의사 결정을 했습니다.정말 놀라운 속도였습니다.
그만큼 밍기적밍기적하는 일이 많았다는 이야기 입니다.
예전 브루노 메추 감독을 영입하다가 실패한 일이 생각납니다.코엘류 감독을 날린 뒤
메추 영입에 몰빵하다가 물먹었던 사건이죠.메추에게 물먹고 어느정도 고심하는 듯하다가 뽑아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맡긴 양반이 요하네스 본프레레라는 인물이었죠.제가 대표팀 감독을 많이 겪어보진 않았지만 '모두가 니탓이오!'에 있어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양반이었죠.

각설하고.
매카시에게도 물먹고,울리에에게도 뺨맞았다는 게 명확해지자 축구협회 기술위는 24시간도 안돼서 국내 감독으로 급선회하며 허정무 감독을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앉혔습니다.협회 기술위 입장에선 '최선'에서 '차선'을 선택하는 데 걸린 시간이 반나절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연합뉴스 기사를 근거로 해 그 과정을 엿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영무 기술위원장을 비롯한 기술위원들은 6일 오후 외국인 지도자  중  유일한 후보로 남아있던 제라르 울리에 프랑스축구연맹(FFF) 기술이사가 가족들의 반대  등을 이유로 한국행을 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긴급 회의를 소집해 의견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프로축구 K-리그 현직 사령탑을 맡고 있는 국내파 감독들로 후보군이 압축됐고 허정무, 김학범, 장외룡, 차범근 감독 등이 대상에 올랐다. 브라질 출신의 세르지오 파리아스 포항 스틸러스 감독도 말이 나왔지만  이번에는 국내 지도자를 선임한다는 입장을 굳힘에 따라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좀 웃기지 않습니까? 핌 베어벡 감독이 관둔 뒤 천천히 해도 돼 하고 약 4개월 가량 질질 끌던 사령탑 선정이 일사천리로 결정됐습니다. 고심은 했을까요? 이번엔 한 번 이정도 친구에게 맡겨볼까 하고 했던 것은 아닐까요? 허정무 감독의 깜냥이 나쁘다는 이야기가 절대 아닙니다.협회 기술위 선정 과정이 황당하다는 것이죠. 물론 그 이전에 국내 후보를 압축해놓았을 수도 있겠지만 번갯불에 콩 볶아 먹었다는 시선을 피하기는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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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의 가삼현 국장....매번 해외 감독을 선임할 때 마다 밀사,특사 식으로 갔다오지만...


더욱 우스운 점이 있습니다.기술위는 왜 국내 감독을 선택했을까요?

 기술위는 지도 경력과 선수 파악 정도, 국제축구 흐름에 대한 분석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고 특히 월드컵 예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점에 비춰 선수단 장악능력과 이해도를 중시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 밑줄 쫙 부분...월드컵 예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점에 비춰 ....
만약..매카시나 울리에 둘 중 한 명이 한국에 왔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외국인 감독은 예선 시작 두 달전에 와도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었을까요? 통상 국내 선수들 파악하는 데만 6개월 정도 걸린다는 게 통념입니다.이를 고려하면 매카시나 울리에가 국내 선수들을 제대로 파악하기 전에 이미 월드컵 예선은 끝나간다는 이야기 입니다.더욱이 지금은 국내 리그가 쉬는 시간이라 선수 파악이 더 힘들죠.도대체 기술위가 어떤 철학과 비전을 가지고 대표팀을 지휘할 수장을 고르는지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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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위 이영무 위원장...코멘트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제목에서 보시다시피 협회 기술위가 놀라울 정도로 순발력을 보였다는 것이 정말 눈길을 끕니다.타이밍이 절묘했습니다.모르긴 몰라도 금요일자 지면에 이어 토요일자 지면으로 언론들이 축구협회와 기술위를 맹비난하는 기사를 릴레이로 실었을 것입니다.그런데 갑작스런 감독 선임으로 비난 기사는 톤을 낮추게 되고 허정무 감독 선임 중심으로 앞으로의 과제 머 이런 식으로 기사 방향이 틀어지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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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감독 선임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정몽준 회장..그의 말처럼 2~3일 내에 결정됐습니다.감독을 맡을 사람은 달라졌지만요.


매카시에 이어 울리에 불발이 확정되기 하루 앞서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이 둘 중 하나 온다고 발언했다는 것도  이번 순발력의 원동력이 됐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현직 피파 부회장을 지내고, 2011년 피파 회장을 노리는 정 회장으로서는 쪽을 제대로 한 번 판 셈이기 때문입니다.쪽 팔렸던 것을 빨리 잊어버리려면? 이후 과정에서 시간을 끌면 안되겠죠.

이제 다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을 향해 출항하게 되는 한국 축구.그러나 안쓰런 마음이 드는 것은 왜 일까요.







Posted by 미아리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