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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동천체육관 그리고 모비스와 오리온스

미아리홍 2007. 4. 7. 17:24

(오늘은 존칭으로 글쓰기를 바꿉니다.)

좀 지난 이야기지만
결국 박정은의 3점포가 최윤아의 운명을 바꾼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5일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마지막 5차전에서 아줌마 맥윌리암스가 최고의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죠. 기자들의 표심은 맥에게 쏠렸습니다.무려 60표가 넘을 정도로.
반면 최윤아는 3표로 줄어들었습니다.
4차전에서 신한은행이 이겼더라면 최윤아가 MVP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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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가 길었습니다.


사회부(법조)-체육부-문화부-체육부...
신문사에 입사한 뒤 제가 거친 부서입니다.
우와 좋은 데 있었다 라는 느낌을 갖는 사람도 있겠지만,특히 체육부나 문화부에 대해서..
직접 겪어보면 그다지 그렇지는 않습니다. 흔히 연예인 직접 봐서 좋고
스포츠 경기를 현장에서 봐서,그것도 공짜로..얼마나 좋냐는 질문 많이 듣습니다.
스포츠 기자들이 현장에 가면 경기를 잘 집중해서 볼 수 있느냐
그것은 절대 아닙니다.느긋하게 현장을 즐길 시간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오후 8시에 시작하는 A매치를 보러갔다면..
10시가 다되서야 경기가 끝납니다.그런데 연합뉴스나 인터넷 매체 등은 서로
빨리 인터넷에 서비스하기 경쟁을 합니다.대개 살펴보면 경기가 끝난 뒤
10내에 기사가 다 서비스가 됩니다.
종이 신문들은 그럼 여유있게 기사를 쓰느냐,그것도 그렇지 않죠.
인터넷 등 보다 훨씬 더 빨리 기사를 회사에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감 시간이 있기 때문이죠. 대개 종이신문은 하루 4~5회 정도 마감을 합니다.
시간대별로 그때마다 지역에 보내는 신문 내용이 달라집니다.
만약에 마감이 10시 인데 10시를 넘겨서 기사를 보내면
서울에서 먼 곳에 있는 어떤 지역에서는 아침에 신문을 받아봐도 그 기사를 볼 수 없습니다.

때문에 스포츠 기자들은 현장을 지켜보며 결정적인 순간을 잡아 경기 중에 기사를 작성하기
시작합니다.기사 작성하는 동안 경기를 지켜보지 못하는 건 당연하죠.그러다가
중요한 장면이 나와 보지 못하면 옆 자리 타사 동료에게 물어보기도 하죠.
TV 중계나  현장을 찾아간 스포츠 팬들은 팽팽하고 엎치락뒤치락 하는 경기에
재미와 즐거움이 있을 것입니다.하지만 스포츠 기자들 사이에서는 그런 경우는
'죽음'입니다.마감 시간은 촉박한데 빨리 승부가 나지 않으면 기사 작성에 애를 먹기 때문입니다.
경기 내용이 일찍 일방적으로 끝나는 경우엔 기사 쓰기가 쉽습니다.하지만
팬들에게는 싱거운 게임이 되는 거죠.

2005년인가..박주영이 프로에 데뷔했을 때 스포츠 기자들은 괴로웠습니다.
박주영이 골을 넣으면 무조건 그 내용을 앞세워야 하는 시절이었는데
박주영이 후반 40분이 지나서 골을 넣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기사 고쳐 쓰느라고 고생 많이 했습니다.

오늘은 7일 토요일 입니다.신문기자에게 오늘은 쉬는 날이죠.일요일에
신문이 안나오기 때문입니다. 울산에 내려왔습니다. 울산 동천체육관입니다.

울산동천체육관 전경

경기 장면입니다



모비스와 오리온스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을 보기 위해서입니다.
팽팽하던 경기가 3쿼터 후반부터 이병석의 3점포 2방이 터지며 갈리기 시작합니다.
오늘 크리스 윌리엄스가 머리를 쫙 깎고 나왔네요.
3쿼터 종료 직전에는 김승현이 사이드라인 턴오버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하다가
공을 코트에 냅다 던져버러 테크니컬 파울을 받습니다. 모비스에게 자유투 한 개와
공격권이 주어지며 완전히 분위기가 넘어갑니다. 김승현은 양동근과 신체접촉이 있었다는
항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오리온스는 작전타임 후 선수들이 1~2분 코트에
나오지 않으며 분위기가 조금 험악해집니다. 관중석에선 야유와 욕이 쏟아져 나오네요.
68-53으로 모비스가 앞서며 승부는 완전히 기웁니다. 4쿼터 막판에는 오리온스가 주전들을
벤치에 앉히며 체력 안배에 들어갑니다.결국 95-80 모비스의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모비스 응원단의 응원전


모비스가 어시스트 리바운드 3점슛 모든 면에서 우위였습니다.오리온스는 가로채기가 많았지 만 완패네요.마교주만 44점을 넣었을 뿐 나머지 선수는 모두 한 자릿수 득점에 그쳤습니다.
반면 모비스는 윌리엄스 30점,양동근 18점,버지스 14점, 이병석 13점 등 4명이 고르게 활약했습니다.오늘의 교훈은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 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