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스포일러]폭력의 역사-a history of violence

미아리홍 2007. 8. 8. 18:34

출처 www.historyofviolence.com


친구가 이 영화를 보자고 했을 때 제목에서 풍겨지는 냄새는

샘 페킨파...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데이빗 크로넨버그가 감독했다는데?

음 그래? 사실 크로넨버그의 영화를 그다지 많이 본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비디오드롬(1993)을 보고 맘에 들었고,

어찌보면 그 연장선상에 있는 엑시스텐즈(1999)가 가장 최근에 본 작품이죠.

아..가장 먼저 접했던 것은 플라이(1986)였던 것 같습니다.
 
한 과학자가 스타트렉에 나오는 물질 전송 장치 같은 것을 만들다가 파리랑 섞여서

진짜 거대한 파리가 되는 내용이죠.네이키드 런치(1991)나 크래쉬(1996)는

구경하지 못했습니다.

어쨌든

비디오드롬이나 엑시스텐즈는 꽤 맘에 들었던 기억이 있어서

흔쾌히 오케이를 하고 보러갔습니다.폭력의 역사를.

2005년 작품이니 국내 개봉이 좀 늦은 셈이네요.

주연을 맡은 비고 모텐슨은 반지의 제왕으로 확실하게 이름을 알렸던 배우.

치렁치렁한 긴 머리에 수염을 기르고 갑옷을 입은 모습이 모습이 익숙한,

그래서 모던한 모습이 어색하기도 했죠.

하지만 반가운 얼굴들도 등장합니다.애드 해리스와 윌리엄 하트...


 


 




크로넨버그에게 '거장'이라는 호칭을 붙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장인'급은

된다고 생각합니다. 감독이 이름이 있으니 유명 배우들을 단역으로 접할 수 있는

재미도 쏠쏠하네요.

모텐슨이 연기한 톰 스톨의 아내 에디 역할은 마리아 벨로는 어디서 많이 봤다는

생각이었는데 코요테 어글리(2000)에서 바 주인으로 나왔었네요. 또 페이백(1999)과

어썰트13(2005)에서도 봤을 것입니다. 맨 위 모텐슨의 오른쪽 어깨 너머로 살짝 보이죠?

영화 규모로 보면 상당히 소품입니다.그다지 큰 돈을 들이지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촬영기간도 그다지 길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한 제 추측입니다.

원작이 만화인 것 같은데,

솔직히 주윤발이나 유덕화 등이 총을 열심히 들던 시절 홍콩 영화에서도 많이 보던 내용일 수

도 있습니다.그럼에도 같으 보러간 제 친구는 "올해 봤던 영화 중에서 최고"라고 하더군요.

총에 맞아 뇌수가 튀고 피가 철철 흐르는 일부 장면에 눈살이 찌푸려질 수 도 있습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아래부분을 드래그로 블록을 씌우면 보입니다.스포일러이기 때문에 보기 싫은 분은 건너뛰삼)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카페테리아를 열고 있는 정말 착해보이는 남자가 있습니다.

톰 스톨이라는 사람이죠.그에겐 미모의 변호사인 에디라는 아내가 있고,중학교 쯤 다니는

잭이라는 아들과 어린 딸 사라가 있죠.

영화 초반부를 장식하며 언젠가 주인공과 만남을 갖겠구나 하고 예감케 하는

강도 살인 2인조가 나오는데,이들이 톰이 운영하는 식당을 털려고 들어옵니다.

위기 일발의 순간,톰이 놀라운 솜씨로 총을 빼앗아 이들을 없애버립니다.

톰은 그 마을의 영웅으로 신문과 방송에서 대서 특필되죠..

그러던 어느날 포가티라는 사람이 톰을 찾아 옵니다.톰을 '조이'라고 부르며..

알고보니 포가티는 필라델피아의 유명한 갱인데,

톰도 오래전에 모습을 감춘 킬러였다는 거죠.

포가티 일당이 점점 톰의 주변에 출몰하며 가족들을 위협하고

결국에 아내는 톰이 '조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고 톰을 혐오하게 됩니다.

톰은 자신의 과거와 연결된 모든 사람들을 죽여버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고 어색한 저녁 식탁에 앉으며  이 영화는 끝이 납니다.

과연 톰은 가족에게 받아들여졌을까요? 라는 궁금증을 낳으면서 말이죠.

주인공이 왜 조용한 삶을 살려고 했는지,주인공 부부는 어떻게 결혼하게 됐는지,

주인공은 형과 왜 갈라 선 것인지 그 백그라운드를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는 불친절한 영화이

기도 하지만 그래도 충분히 영화를 즐길만 합니다.

출연자들의 연기는 흠잡을 부분이 거의 없고,주인공의 실력(?)을 제외하곤

과장하는 것 없이 그대로 담담하게 보여주죠.

잡다한 미사여구와 철학적인 해석을 내놓기에는

제 구력이 짧기 때문에

이 영화에 흥미를 가지신다면 함 보시구

다시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다시 영화에 대한 욕구가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조만간 하워드 혹스 회고전을 한다는데

스카페이스를 보러 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