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번개호 타고 할리우드 입성
비가 할리우드에 입성한다는 이야기로 인터넷이 시끌벅적합니다.
그것도 매트릭스 시리즈를 연출했던 워쇼스키 형제의 작품이라니 더욱 흥미를 끕니다.
'마하 고고'라는 196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마하 고고'가 어떤 작품일까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세계를 주름잡는 용감한 번개호~
영광과 승리는 우리 차지다~
달려라 나아가자 번개호
뉘에게 지일소냐 번개호
정의의 깃발들고 세계의 끝까지
바람을 헤치며 씽씽 달린다
내일의 희망안고 번개호는 간다~
이정도면 눈치 채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마하 고고'는 바로 1970년대에 국내에서도
크게 인기를 끌었던 달려라 번개호가 원작입니다. 사실 저도 직접 TV로 본 기억은
간간이 있습니다.정확한 내용은 가물가물하네요.신무기가 장착된 경주용 자동차를 모는 주인공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경주를 벌이는 그런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음악만은 분명히 기억하죠.국민학교 운동회 때 응원가 단골 메뉴이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또 1970년대 이후에 태어나신 분들이라고 이 음악을 아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 같습니다.보통 시장이나 국민학교 앞에가면 리어카에 말 인형 같은 것 여러개 설치해놓고
10원인가 50원인가 내면 신나게 말을 탈 수 있었는데,그 때 아저씨들이
틀어주는 여러 주제가 가운데 꼭 끼는 노래가 달려라 번개호였습니다.

번개호의주인공 스피드
이 그림을 보니까 혹시 언뜻 생각이 더 분명히 나지 않나요?
주인공이 모는 자동차에는 선명한 숫자 5번이 새겨져 있어
5번 번개호라고도 불렀죠.프라모델로도 나와 남자아이들에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저도 허접한 수준이었지만 5번 번개호를 조립하고 좋아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도 기억이 안나신다면 다음을 봐주세요.(동영상이 안보이시면 글제목을 1~2번 클릭해주삼)
어쨌든 비 덕분에 옛 생각이 나서 조금은 기분이 삼삼해진 것 같습니다.
지금 밖에는 비도 잔뜩 뿌리고 있는데 말이죠.
아마 워쇼스키 형제도 그들이 어렸을 때 일본에서 물 건너온
이 TV 시리즈를 기억하고 있었을 법합니다.이 애니메이션은 97년인가 30년만에 새롭게 리메이크되기도 했습니다.워쇼스키 형제의 손에서 옛 추억이
어떻게 현재로 되살아날지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말꼬리를 늘이자면 비가 스피드레이서를 통해 할리우드로 진출한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지점이지만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아야 될 것 같습니다.
우선 그리 큰 배역은 아닐 것으로 보여집니다.물론 매트릭스 등을 보면
워쇼스키 형제가 단역들도 현란한 이미지로 형상화시키는 데 능한 감독이라는 점에
위안을 받고 있습니다.
2008년 개봉 예정으로 이번에 제작되는 스피드레이서의 조금더 자세한 크레딧을 원한다면 www.imdb.com에서 검색해보세요
쭈욱 나와 있습니다.
에밀 허쉬라는 남자배우가 주인공을 맡은 것 같은데
이 양반은 그다지 국내에선 인지도가 높은 배우는 아닌 것 같습니다.
2004년 '내겐 너무 아찔한 그녀' 정도가 눈에 띄네요
'꼬마유령 캐스퍼'(1995)와 '슬리피 할로우'(1999) 등으로 얼굴을 알렸던 크리스티나 리치는 정말 많이 자랐네요.
드라마 '로스트'에 나오는 매튜 폭스는 많이 눈에 익으셨을 겁니다.
젊은 출연진의 연기를 이끌어줄 중년 배우로는
수전 새런든과 존 굿맨이 선택된 것 같습니다.
비는? 정지훈은 무슨 역할일까요? 일단 레이서로 가업을 잇는 동양계 인물이라는
설정인데 구체적으로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다분히 동양에 속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원작으로 아시아 사람들의 시선을 잡을 수 있는 요소로 비가 선택됐을 수도 있습니다.
비가 출연하는,그것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이자,워쇼스키 형제 작품...
이지만 미리 말씀드렸듯이 너무 큰 기대는 하고 기다리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김소연이 예전에 서극의 대작 '칠검'을 찍었다고 해서 잔뜩 기대하며
보러갔었는데 실망감을 가득 안고 돌아왔던 기억이 있어서입니다.
아무쪼록 비 또는 정지훈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기다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