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놈과 기생수
영화 '베놈'을 이제야 봤다.
톰 하디는 빌런 베인을 맡아 다크나이트 삼부작의 대미를 장식했는데 다시 빌런으로 돌아왔다. 원톱 캐릭터다.하도 혹평이 많아서 흥행에 참패했던....것으로 기억되는데 자료를 확인하니 388만명이 봤다. 참패한 것도 아니네.
초반에 관객 시선을 확 잡아 끄는 스펙터클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요즘 할리우드 블록
버스터에 견주면 처음 40분이 좀 심심하다 싶기는 하다. 여주인공의 매력이 다른 히어로물에 견줘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다. 맞춤옷이라기 보다 기성복을 그냥 걸친 느낌이다. 미셸 윌리엄스 미안.
주인공이 베놈과 융합한 중후반은 두 캐릭터가 주고 받는 대사들이 살짝 버디 무비 느낌을 준다. 일본 만화 '기생수'의 주인공 신이치와 오른쪽이 사이를 보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기생수들과 베놈에 등장하는 외계 생물체 심비오트는 맥락이 비슷하다. 인간의 몸에 기생하고, 또 자신이 기생하는 인간에게 놀라운 능력을 준다. 자체적으로도 매우 뛰어난 지능을 갖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심비오트는 서로 맞는 육체가 있다면 기생수는 크게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 육식(사람을, 물론 다른 동물도 먹는다)이라는 점도 비슷하다. 어느 작품이 먼저였을까? 기생수 만화 원작은 1988년 처음 연재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베놈이 마블 월드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84년이라고 한다.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설정이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튼 원작에서 베놈의 탄생은 스파이더맨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지만, 영화 '베놈'은 그 부분은 그냥 생략해버렸다. 베놈이 스파이더맨의 외양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론 이전에 샘 레미이와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스파이더맨과 베놈의 스토리가 원작에 가깝게 다뤄지기는 한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혹평이 적지 않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봤던 효과가 있었던 것인지.
재미 있었다. 이제 완전히 공생하며 티격태격 활약을 펼칠 베놈과 에디 브록이 기대된다. 베놈은 2020년 2편 제작이 예고된 상태다.